부품업계 `러브콜` 이어지는 지문인식…카메라모듈 기업 새 먹거리 되나

모바일 지문인식모듈이 다시 부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적용이 확대되면서 카메라처럼 일반적인 기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모듈을 주력으로 삼던 기업이 쉽게 생산 라인을 전환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부품 제조사가 지문인식모듈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엠씨넥스(대표 민동욱)는 폭스콘, 심컴 공급을 확정했다. 파트론(대표 김종구)도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 영업을 강화하며 지문인식모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대표 박종석)은 인식부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글라스 일체형` 지문인식모듈을 개발했다.

엠씨넥스 지문인식모듈
엠씨넥스 지문인식모듈

이들 기업 공통점은 전통의 카메라모듈 강자라는 점이다. 고객사 공급망 내 선두권 협력사거나 세계시장 점유율 상위권이다. 최근 크루셜텍을 맹추격한 중국 오필름도 카메라모듈이 주력이었다. 중국에서는 이 분야 선두 업체로 통한다. 업계는 오필름이 지문인식모듈 시장도 40% 이상 점유한 것으로 추정한다.

LG이노텍이 개발한 글라스일체형 지문인식모듈
LG이노텍이 개발한 글라스일체형 지문인식모듈

카메라모듈 제조사가 지문인식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것은 기본적인 공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문인식모듈은 기판 위에 센서 칩(IC)을 올리고 외관을 패키징하는 공정이 기본이다. 기판 위에 이미지 센서를 올리고 액추에이터를 조립한 뒤 패키징하는 카메라모듈 공정과 비슷하다.

초정밀부품을 기판 위에서 조립하는 표면실장기술(SMT)이 활용된다. 카메라모듈 제조사는 기존 장비와 공정을 일부 변경해 지문인식모듈을 생산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주요 고객사기 때문에 영업망도 공유할 수 있다.

시장 환경도 좋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지난해 4억9900만개이던 지문인식모듈 출하량이 2020년 16억개로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지문인식 기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화웨이, 비보, 오포 같은 중화권 제조사가 앞다퉈 이 기능을 채택하고 있다. 조만간 출시를 앞둔 루나2도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외주화 정책도 호재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지문인식모듈을 자체 생산했지만 최근 외주화로 방향을 틀었다. 핵심 알고리즘과 IC를 제외한 모듈화 과정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시제품 단계서부터 오랜 기간 협력한 부품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늘어난 수요를 충족하고 안정적으로 부품을 수급하려면 복수 벤더 체제가 유리하다. 삼성 물량을 잡기 위해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문인식은 생체인식,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에서 일반적인 기능이 될 것”이라면서 “기본적인 공정이 비슷하고 스마트폰 제조사와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온 카메라모듈 제조사들은 이 시장의 잠재적인 플레이어”라고 분석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